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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칼럼/생각들

달리기는 몸과 마음을 정화합니다.

by 시월십일 2024. 12. 14.

얼핏 연관성이 크지 않아보이는 달리기와 글쓰기를 생각할 때

저는 가장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 납니다.

 

그의 책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크게 영향을 받은 책 입니다.

2023.01.15 - [자기계발 도구&도서] -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바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작년 12월 말이었습니다. 그간 내가 놓쳤던 것은 무엇일까, 다시 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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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에서 가장 자주 생각 나는 대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p.40 ”타인으로부터의 고립과 단절은 병에서 새어 나온 산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고 녹여버린다.“ …(중략)… ”사람의 마음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 내벽을 끊임없이 자잘하게 상처 내기도 한다.“ …(중략)… ”그래서 말인데, 나는 신체를 끊임없이 물리적으로 움직여 나감으로써, 어떤 경우에는 극한으로까지 몰아감으로써, 내면에 안고 있는 고립과 단절의 느낌을 치유하고 객관화해 나가야 했던 것이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직감적으로.“

 

육아를 하면서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간 개념이 사라지고, 타인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낯설어졌습니다.

무언가 점차 제 몸과 마음 속에 좋지 않은 것들이 쌓여 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괜히 피곤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조금씩 짜증이 날 때도 있습니다.

이건 평소의 제 모습이 아니란 것을 직감하고 달력을 봅니다.

아, 벌써 달리기 안 한지 3일이나 지났구나. 를 깨닫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아기를 혼자 봐야 하는 아내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그리고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재워놓은 타이밍에 맞춰서 밖으로 나갑니다.

이제 쌀쌀함을 넘어 칼날처럼 차가운 바람이 몸을 훑고 지나갑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 추위가 너무도 짜증이 났지만, 이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곧 뛰기 시작하면, 금방 추위는 사라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리라는 것을요.

 

얼마전에 애플워치에서 가민 포러너 255로 스마트 워치를 변경했습니다.

그 후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달릴 때 음악을 듣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시계 자체에서 제공하는 메트로놈을 진동모드로 170BP로 설정해둡니다.

4박자에 맞춰서 손목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진동에 맞춰서 팔을 뒤로 당기고 발을 구릅니다.

몸 전체가 마치 4기통 엔진이 된 것만 같습니다.

 

음악을 듣지 않으니 내 몸과 행동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스스로를 "기체 공장"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할 일은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고, 

코로 숨을 두 번 들이마시고 한번 길게 내 뱉는 것.

그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동일한 행동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금새 1KM씩 지나온 것을 알게 됩니다.

 

심장 박동에 맞춰서 몸에서 피가 도는게 느껴집니다.

상상 속에서 그 신선하고도 재빠른 혈액들은

뇌 속에 쌓여 있는 더러운 감정과 생각들을 쓸어내려 갑니다.

마음 속에 있는 것도 마찬 가지로요,

그 것들은 땀으로 밖에 배출되어 제가 지나간 뒷 자리로 멀리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뛰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평소의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밝고, 신나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밀린 집안일을 한번에 열심히 끝내고, 아기와 아내를 엄청 사랑하는 모습으로요.

 

혹시나 평소와 같지 않은 내 모습 때문에 우울하고 괴로우시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짧게라고 한번 뛰어보시길 바랍니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혼잣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시작해보세요.

뛰다보면 괜찮아집니다.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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