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저는 2곡 정도 있습니다. 각 소절만 간단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곡은, 다이나믹 듀오의 "Go Back"이라는 곡입니다.
나도 이제 어른이야,
군대 갔다 오면 곧 서른이야
다이나믹 듀오 - Go Back
두 번째 곡은,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라는 곡입니다.
지금이 나의 삶의 반의 반쯤
어떠냐 묻는 말에 난 늘 하는 같은 대답뿐
다를 것 없어 i'm good
슈프림팀 - 그대로 있어도 돼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흥얼거리면, 명확하게 숫자를 말하진 않았지만
대략 20대 중 후반의 시기를 노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이 곡들을 들었을 때의 저는 20대 초반이었습니다.
이 노래들은 "형"들의 노래였습니다.
노래방에서 혹은 집에서 혼자 이 노래들을 따라 부를 때면
'아 나도 20대 후반이 되면, 노래 가사처럼 혹은 이 랩퍼들처럼 멋있는 삶을 살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곤 했습니다. 먼 미래 같았어요.
잠시 그 노래 들을 잊고 살았다가, 20대 후반 쯤이 되었을 때 이 노래들을 다시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형"들의 노래였는데, 어느새 제가 그 "형"들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내가 꿈꿨던 멋진 삶을 살고 있나 돌이켜보았지만, 기대한 만큼을 충족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쯤이면, 내가 뭘 좋아 하는지 알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무엇에 약한지를 알았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여전히 가끔은 제 스스로가 낯설고, 또 제 스스로를 속이는 행동과 생각을 하게 되는 스스로를 마주하곤 합니다.
며칠 전, 팝송을 좋아하는 아내가 자기 전에 노래 한 곡을 들려줬습니다.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라는 곡입니다.
https://youtu.be/pQ_K9QGCWE0?si=1ErEfPw7CkuBMGvc&t=70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가사 한 소절이 마음에 내려왔습니다.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누가 뭐라고 하든, 당신 답게 살아요.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나 다운게 뭔데?
나 다운걸 알면 그렇게 살고 싶은데, 나 다운게 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특히, '이건 내가 좋아하는 거야'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것들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돌이켜보면 나를 오히려 불행하게 만들었거나 그런 것들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땐 왜 그랬는지....
어쩌면, 가까이 사는 사람이 나에 대해서 더 잘 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제 스스로에 대해서 기록해보고 있습니다.
아무 메모장이나 켜서(저는 UpNote를 써보고 있습니다.) "나에 대한 것"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기록해보고 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쓸 때도 있고
언제 기분이 나빴고,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써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당분간은 제 스스로에 대해서 가감없이 관찰하고 기록한 자료를 가득 모은 다음
분류하고 정제하는 작업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면 "나"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 다움"에 대해서 알아가다보면, 언젠가는 Be yourself를 지키는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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