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마다 매번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되는 항목, 바로 다이어리 입니다.
평소에도 무언가를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는 편인 저는,
특히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다이어리를 고를 때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긴 고민과 탐색의 시간 끝에, 저는 이번엔 종이 다이어리를 쓰기로 했고
다양한 제품 중에 다시 한번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새해로부터 약 2주가 지나서, 작심삼일이 5번은 지나갔으니(1/15니까 3일*5회...해서..)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다이어리 사용을 습관화 했고, 제 일상에 잘 안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아직도 다이어리를 고르지 못했거나, 고민이 되는 분들 그리고
'나는 음력 달력을 쓰니까 아직 23년은 오지 않았어' 라는 멋진 생각을 가지고
새해 다이어리를 찾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이어리는 1월 중순 지나서 사면 더 저렴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고민했던 23년 일정관리 방법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노트에 일간/주간 계획 양식을 사용해서 온라인으로 관리하기
- Todoist를 활용해서 해야 할 일들을 todo형태로 관리하기
- 종이 다이어리를 쓴다면, 크기와 양식은 어떤걸로 할지 고민
1) 기존에 썼었던 프랭클린 플래너 CO사이즈 가죽 바인더+속지
2) CL사이즈(가장 큼)의 데일리 다이어리(이걸로 선택)
다이어리를 고를 때 도움이 되었던 경험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22년에 소프트웨어 도구(Todoist, 원노트, 노션, 구글 캘린더, 아웃룩 등)로 일정관리를 했을 때,
생각보다 해당 도구에 손이 잘 안가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 일정 관리 도구로 온라인 도구들은 전부 탈락. - 결국 생각을 정리하고, 또 회의나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손으로 무언가를 쓰는게 도움이 되었다.
→ 회사에서는 몰스킨, 트레블러스 노트(미도리) 등을 사용 중이나, 일정 관리를 위한 양식이 아쉬움 - 글씨체가 너무 나쁘고, 적어야 할 것이 많다보니 1일 기록은 가급적 큰 용지에 쓰는 것이 필요하다.
→ 기존에 양식은 마음에 들었으나 사이즈가 작아서 잘 안쓰게 되었언 프랭클린 플래너의 CO 사이즈 대신
CL 사이즈의 "캐주얼 다이어리"로 구매!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습니다.
종이로 된 다이어리를 쓰면서 느꼈던 것은, 일정을 관리할 때
기존의 온라인 도구들은 편리하지만 편하진 않았습니다(?)
제가 계속적으로 강조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해당 동작을 할 때
"마찰력"을 줄여야 한다는 부분이 여기서 또 드러나는데요,
컴퓨터를 활용해서 일정 관리를 하는 저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컴퓨터를 켜고 윈도우 로그인을 한다.
- 로그인과 동시에 켜지는 메신저/메일의 알림들, 정신을 뺏긴다.
- 이에 굴하지 않고 원노트를 켠다.
- 원노트 안에서 일정이 들어가있는 노트북을 켜고, 해당 페이지를 누르고, 어제의 일정을 복사해온다.
- 어제의 일정 중 달성한 건 지우고, 오늘 할 일을 다시 쓴다.
- 업무를 완료하면 다시 또 원노트를 켜서 해당 부분으로 가서 달성한 것을 체크한다.
단순해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달리기 처럼요.
저 프로세스는 제게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특히 해야 할 일을 굳이 적지 않고 컴퓨터를 켠 김에 해야 할 일을 해버리니까
소프트웨어 일정관리 툴에 대한 신뢰도 혹은 의존도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아 그 때 그 업무 해놓고는 기록을 안했네... 일 했으니까 됐지 뭐')
종이 다이어리는 일정을 계획하는 공간과 업무 하는 공간이
온/오프라인으로 분리된다는 점에서 특히 생각을 집중하고 정리하기에 좋았습니다.
손으로 쓰면서, 사각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잉크 냄새를 맡으면서 집중이 더 잘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구요.
프로세스도 아주 단순합니다. 비교해볼까요?
- 자리에 앉아서 다이어리를 꺼낸다.
- 책갈피로 표시되어 있는 오늘 일정을 펼친다.
- 어제 못다한 일을 토대로 오늘 할 일을 기록한다.
- 책상 옆에 계속 펼쳐두고 해야 할 일과, 한 일을 계속 체크해나간다.
단순한 것은 오래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원노트나 다른 소프트웨어 도구를 활용하여 일상을 기록하고
해야 할 일을 잘 체크하시는 분들은 전혀 상관 없지만,
혹시나 저처럼 소프트웨어 도구들 사이를 떠돌아 다니다가
어느 한 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언가 아쉬운 기분이 든다면
주말에 다이어리를 사러 가보는 건 어떨까요?
예쁜 펜도 하나 같이 사서 새롭게 시작해보세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쓰고 있는 프랭클린 플래너에 대해서
가볍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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