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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아빠육아] 육아하면서 뛴다.. JTBC 마라톤 10KM A조 경험기

by 시월십일 2024. 11. 5.

24년 11월 3일 진행되었던 JTBC 마라톤(이하 제마) 10KM 경험기를 남겨봅니다.

 

작년에도 제마에 참여 했습니다. 이 때는 우리 아들 연돌이를 포함한 저희 세 가족 모두 참여했었습니다.

아니, 이제 100일을 겨우 넘긴 아이가 어떻게 작년 제마를 참여했냐고요...? 저희도 몰랐습니다.

연돌이 임신 사실을 알고난 후 돌이켜보니, 몇 주가 채 되지 않은 연돌이가 엄마 품속에 꼭 붙어서 마라톤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비도 오고 추운 날에, 새벽부터 10KM를 달리는 엄마 품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그래도 그 덕분에(?) 지금 저희 연돌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저 혼자 참여를 했습니다.

아내와 연돌이가 결승점에서 기다릴까 고민을 많이 했으나,

여의도까지 혼자 아기를 데리고 이동을 하는 것과, 여의도 공원이 상당히 붐빌 것을 고려해봤을 때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을 하고 저만 다녀온 것입니다.

 

대회 당일 새벽, 착하게도 딱 5시에 일어나서 밥달라고 찡얼찡얼 하는 연돌이 덕분에

제 때 잘 일어나서, 분유를 먹이고 트림까지 잘 시킨 다음에 여의도로 출발했습니다.

여의도공원 근처에 주차를 한 후, 마라톤 출발지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 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회 끝나고 바로 차를 이용해서 집으로 편하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2년 째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작년에는 잘 몰랐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 안내한대로 대략 7시 15분까지 대회장으로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긴 대기줄 때문에 고생하면서 짐을 겨우 맡기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09시가 되어서야 겨우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조금 느긋하게 대회장으로 갔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역에 내리지 않고, 한정거장 전인 마포구청역에 내려서 슬슬 걸어가면서 몸을 풀었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웠고, 또 역에서도 붐비지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대회장에 도착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8시 쯤, 아직 풀코스 주자들도 출발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 부터 슬슬 몸을 풀기 시작했고, 풀코스 주자들이 출발하는 것을 감상하였습니다.

 

풀코스 모든 주자들이 출발한 후에도 도로 정리 시간이 필요하고, 또 귀빈 축사 및 준비 운동도 같이 하게 됩니다.

 

거의 8시 40분은 되어서야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1월의 아침은 좀 쌀쌀하니까 괜히 너무 일찍 가서 대기하지 마시고,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사전에 준비 운동 및 화장실 가는 시간 등은 고려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마 10KM 코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작년에도 아래와 코스가 동일했는데요, 내년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작년 10KM 대회는 가장 마지막에 달리는 D조로 참여했습니다. 그 땐 재밌는 경험이 참 많았습니다.

아래와 같이 생긴 조깅용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서 함께 달리는 부부도 있었고요,

 

따님은 유아용 킥보드에 타고, 아빠가 뛰면서 한 손으로 끌어주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비오는 새벽부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귀여운 가방을 메고 킥보드에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이런 재밌는 사례 말고도, 작년 D조에서는 거의 시작 하자마자 배를 붙잡고 걷는 분들도 많았고

느릿느릿 사진을 찍으면서 뛰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커플 분들)

그런 분들을 제치면서 뛰는 맛도 좋았는데요, 올해 A조는 달랐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다들 빠른 속도로 뛰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첫 1KM는 보통 600 정도로 페이스를 느리게 가져가는 편이었는데요

주변 사람들에 휩쓸려서 같이 속도를 내다보니 거의 510 수준으로 뛰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조금 줄여보았으나, 그래도 주변의 달리기 고수 분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자꾸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 보다 느린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모두가 저를 제치고 앞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을 때 조금 마음이 슬프더라구요. 

하지만, 계속 마음 속으로 이 문장을 되새겼습니다.

 

러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이다.

 

 

그 때부터 에어팟프로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켜서 다른 분들의 발소리를 줄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시계를 확인하면서 제 페이스를 찾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빠르게 뛰는 것보다는 끝까지 꾸준히 뛰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입니다.

 

육아를 위해서 절대 감기에 걸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긴 팔, 긴 바지(그것도 기모가 들어있는!)를 입고 온게 후회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리가 무겁고 심박수는 190을 향해서 가고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말 놀랐던 것은, 역시 A그룹은 A그룹인지 결승선에 도착할 때까지 걷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KM는 다들 최선을 다해서 전력 질주를 하시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뛰는 분들과 함께 했기에, 저도 목표 했던 것 보다는 느리지만 1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결승점을 통과하면 여의도공원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물과 음료수를 먼저 받고, 간식팩 및 메달을 받습니다.

사진을 못찍어서 아쉽지만, 간식팩에는 소보루빵/이온더핏/아몬드바/미니초코바 2개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여의도공원 안에는 열심히 달린 러너들을 위한 이벤트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제마의 심볼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가 몇 개나 세워져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러닝 관련 용품 및 건강 식품 업체 이벤트 부스도 마련이 되어 있어서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레모네이드를 주는 곳도 있었고, 달리기 자세를 측정해주는 곳, 제자리 높이 뛰기 이벤트, 이어폰 업체 등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많아서 좋아보였습니다.

 

작년에는 비가 와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고, 올해는 집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기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잠깐 둘러만 보고 얼른 집으로 향했습니다. 

 

재밌는 이벤트들이 많아 보이는 만큼, 가까운 분들과 같이 제마에 참여 하셔서

끝나고 나서도 즐거운 추억을 쌓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출산 전에 호기롭게 제마 신청을 할 때는, '애기 잠깐 봐달라고 하고, 금방 뛰고 오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매일 4~5시간을 겨우 자고 일어나야 하며, 식사도 제 때 하지 못해서 저는 6키로 정도 체중이 줄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닝 연습을 하는게 쉽진 않았습니다만, 육아 휴직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과,

제 취미 생활을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아내 덕분에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쯤 되는 어린 자녀 분들과 같이 출전하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저도 언젠간 우리 가족 모두와 함께 제마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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