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앙앙하고 우는게 저희 아기의 특기이지만, 신생아 시절에는 더욱 자주, 잘 울었습니다.
그 때는 왜 우는지 잘 몰라서, 배가 또 고픈건가 하고 다시 젖병을 물리고 안아주는 것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해석하고 행동한 덕분에
아기는 더욱 앙앙하고 울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입니다.
만 4개월이 겨우 지난 지금, 육아 마스터 분들께서 본다면 건방지다(!)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저희 아기가 왜 우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울음을 터트리는지에 대해서 미리 알아둔다면,
저희처럼 매번 젖병만 물리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사례 부터 조금은 개인적일 수 있어서 통용되기엔 어렵지만
참고삼아 알아두면 좋은 사례까지 아래의 내용을 통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추가로 알게된 내용이 있다면 본 콘텐츠에 업데이트 해둘 예정입니다.
1. 배가 고플 때 운다.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뒤로 가기를 누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기는 배가 고플 때 특히 강력하게 울곤 합니다.
차라리 저 우는 에너지를 모아두면 배가 덜 고플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크게 울었습니다.
신생아 시절에는 배가 고플 타이밍이 되면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고 바로 울기 시작했는데요,
3개월 쯤 지나면서부터 배고픔을 조금 참을 수 있게 되고,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 주어서
분유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대응 방법]
Babytime 같은 어플로 수유 시간을 기록하고 데이터를 쌓아가다보면
이 때 쯤 배가 고프겠구나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아기가 크게 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2. 잠이 올 때 운다.
사실 잠이 올 때 우는건 머리로 이해가 잘 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잠이 와서 우는 건지, 배가 고파서 우는 건지
구별하지 못하고 계속 배가 고픈 걸로 생각하여 분유를 추가로 타서 주느라 수유량을 1,000ml 이상 넘긴 적도 있었습니다.
아기 들은 잠이 올 때 웁니다. 지금 만 4개월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자면, 깨어 있는지 1시간 30분 ~ 2시간 사이에는
얼핏 보기엔 평소와 같지만 행동이 조금 느려지거나, 옹알이를 많이 하거나, 팔을 휘적거리는 등의 신호를 보냅니다.
그 때에 맞춰서 낮잠을 자러 아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눕히면 그 때 부터 잠이 오는 것을 아기 스스로도 인식하고 울기 시작합니다.
[대응 방법]
이미 충분한 양의 수유를 했다면 수유량이 부족해서 울기 보다는 잠이 와서 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분유를 더 타와서 입에 물리니까 먹다가 자는데요, 배고파서 운 것 아닐까요?" 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분유를 먹느라 편안하게 기대어 있어서 그 영향으로 잠을 자는 것일 수 있습니다.
굳이 안먹어도 될 분유를 더 먹이게 되는 것이라, 자칫하면 영양분 과잉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1번 항목과 마찬가지로, 낮잠 시간을 충실히 기록해서 깨어 있는 시간을 파악하면
아기가 자야 할 시간인데 잠을 못자서 울고 있는 것이구나를 깨닫고 낮잠을 재울 수 있게 됩니다.
3. 과한 자극이 올 때 운다.
너무 심한 자극을 받았을 때 울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아기는 바운서의 토이를 처음 만졌을 때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로 저 토이를 신나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몸에 힘이 들어가더니 울기 시작하더라구요.
그 외에도, 손으로 만지는 장난감이나 치발기 등을 가지고 놀 때에도 너무 재밌게 가지고 놀다 보면
용을 쓰게 되면서 울음을 터트리곤 합니다. 이렇게 과한 자극을 받았을 때에는 그 다음 타임의 낮잠을 잘 때도
특히 더 잠을 못자는 것 같습니다. 뇌가 과부화 되면서 낮잠 자는 것을 방해한다고 하네요.
[대응 방법]
아기는 자기가 힘든 상태인 것도 모른채 열심히 노는 것으로 보입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너무 과하게 반응을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귀엽고 또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그대로 두고 보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러면 뇌에 과부화가 와서 울음을 터트리고 낮잠도 잘 못자게 됩니다. 저희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도록은 하되, 상황을 계속 지켜보다가 적절한 순간에 미리 치워서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도록 직접 조절해주었습니다.
4. 대변을 보기 전에 울 때도 있다. (배앓이 울음)
아기의 내장 기관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트림을 시키지 않거나, 갑자기 눕히게 되면
금방 먹은 것을 게워낼 정도로 위와 식도가 약하다라는 것은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배변 활동과 관련된 부분도 잘 발달하지 않아서 대변을 보기 전에 엄청 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아기는 생후 1개월~2개월 사이에 배앓이 울음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와 같은 울음이 아니라, 이건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제로 응급실 앞까지 갔던 적도 있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한 후에 갑자기 울음을 그치고 상태가 괜찮길래 다시 집으로 돌아왔었는데요
추후에 소아과 진료를 받아보니, 이건 배변 활동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우는 거라는 검진 결과를 받았습니다.
당시 저희는 의아했습니다. 대변을 보기 전마다 무조건 운다면 그 말씀이 맞지만, 당시 저희 아기의 배변 활동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건강하다고 할 만한 횟수와 형태와 색깔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진료를 받고 나서 다시 아기의 울음과 배변 시간을 기록해보았는데요, 배앓이처럼 강하게 운 몇 시간 후에 대변을 보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즉, 평소보다 과식을 했거나, 공기를 더 먹었거나, 트림을 제대로 못시키는 등 모종의 사유로 인해서
어떤 날은 소화가 잘 안되는 날이 있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못해서 속이 불편한 탓에
배앓이처럼 강하게 울었구나, 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대응 방법]
배앓이 울음으로 검색해보시면, 대부분 결론은 시간이 약이다. 라는 것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저는 그 결론이 너무 싫었습니다. 당장 아기는 죽을 듯이 울고 있고 그걸 지켜보는 저희도 너무 힘든데
그걸 몇 개월이나 어떻게 버티느냐...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시간이 지나서 60일이 좀 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런 증상이 조금씩 사라졌고,
현재는 배앓이와 관련된 문제를 보이진 않습니다. 일단은 아기가 자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다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몇 가지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있었습니다.
결국은 아기가 분유를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구나 라고 생각해서,
수유하는 자세 및 젖병의 공기 빼기를 꼼꼼하게 해주었고, 수유를 한 후에는 평소보다 오랜 시간 세워서 안은 후 트림을 끝까지 시켰습니다. 그리고 아기 배 마사지를 하루에 몇 시간씩 해줬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 보니, 분유를 노발락 제품으로 바꾸거나, 닥터 브라운 젖꼭지로 바꿔서 효과를 봤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분유를 교체하는게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해서 저희는 분유, 젖꼭지 둘 다 바꿔보진 않았습니다.
5. 발열이 있고 아플 때 운다.
태어난지 3개월 이후의 아기는 열이 날 때 몸을 닦아주거나 해열제 등을 먹여서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3개월 이내의 아기가 38도 이상 열이 날 때는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저희도 딱 한번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즉시 아산병원 응급실로 갔고, 소변 검사 및 피검사 등을 실시 했었습니다.
원래 뇌척수액검사도 해야 하지만, 기침을 하지 않고 열이 크게 나진 않아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열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컨디션이 괜찮아졌으며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서 해열제만 받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대응방법]
체온계를 꼭 미리 구비해두세요. 그리고 아기의 이마와 양 볼이 조금이라도 뜨거워지면 바로 체온 체크를 한 후
3개월 이내의 아기라면 반드시 응급실로 가시길 바랍니다. 다만, 저희는 당시에 의료 파업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리 119에 전화를 해서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 진찰이 가능했지만 병원 상황에 따라서 바로 진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꼭 119에 먼저 전화 해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6.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안아주면 울음을 그치는 울음
위에 쓰진 않았지만, 기저귀가 젖었을 때 우는 것을 포함하여 모든 사항을 체크해보았음에도 아기가 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울음을 보일 때는 보통 안아주면 곧장 울음을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만히 누워서 혼자 있는게 지루했거나 혹은 부모님의 애정과 관심을 필요로 하거나
혹은 한창 성장하는 시기라 성장통이 심할 때 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는 별 수 없이 안아서 달래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습니다.
마치며
조리원 생활을 끝내고 처음 아기가 집으로 왔을 때,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덜컥 겁이 나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맞는지, 아기가 필요로 하는게 이게 맞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원래 그 때 아기는 우는게 일이라고들 합니다.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맘마와 기저귀, 수면을 먼저 체크해서 챙겨주세요.
그렇게 하루 하루 키워나가다 보면 어떤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기의 울음 소리를 점차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가 원하는 것을 바르게 파악하고 그걸 해결해줬을 때 마주하는 아기의 미소만큼 보람찬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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