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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시월십일 2023. 1. 15. 16:37

 

바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작년 12월 말이었습니다.

그간 내가 놓쳤던 것은 무엇일까, 다시 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독서와 운동, 특히 22년도에 열심히 “시도”했었던 러닝이었습니다.

마침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독서도 하고, 러닝에 대한 의지도 다시금 일깨워주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그렇게, 연말에 훌쩍 떠난 여행에 챙겨간 책이 되었습니다.

 

노르웨이의 숲, 1Q84 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몇 번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책들의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하루키의 규칙적인 삶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열심히 하다보면 가끔, 하루키님의 일상 루틴이라면서 올라오는 짤이 있는데요,

거기엔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고, 수영을 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있었습니다.

소설가로서의 하루키 보다는, 꾸준하고 반복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매일 쌓아올려가는

하루키의 삶이 궁금했던 차에, 그의 최초의 책은 술술 읽혀들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일 일상

어떤 책을 읽더라도,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그 책을 읽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내용이 무척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다양한 것을 다시금 깨닫고 돌이켜보고 배웠지만, 일단은 ”달리기“를 말할 때 하루키가 하고 싶은 이야기 위주로 가볍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p25.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나의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스포츠였다“ …(중략)… ”끝까지 달리고 나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장거리 러너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중략)… ”똑같은 경우 일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중략)…”자신이 쓴 작품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며, 그것은 변명으로 간단히 통하는 일이 아니다.“ …(중략)…. ”타인에 대해서는 뭐라고 적당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

 

p.40 ”타인으로부터의 고립과 단절은 병에서 새어 나온 산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고 녹여버린다.“ …(중략)… ”사람의 마음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 내벽을 끊임없이 자잘하게 상처 내기도 한다.“ …(중략)… ”그래서 말인데, 나는 신체를 끊임없이 물리적으로 움직여 나감으로써, 어떤 경우에는 극한으로까지 몰아감으로써, 내면에 안고 있는 고립과 단절의 느낌을 치유하고 객관화해 나가야 했던 것이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직감적으로.“

 

p115.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p128. ”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지니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러한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p257. “나는 올겨울 세계의 어딘가에서 또 한 번 마라톤 풀코스 레이스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여름에는 또 어딘가에서 트라이애슬론 레이스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계절이 순환하고 해가 바뀌어간다. 나는 또 한 살을 먹고 아마도 또 하나의 소설을 써가게 될 것이다.” …(중략)…“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나가는 것이다.” …(중략)…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14시간이 소요된 비행기 안에서 이 책을 한장씩 넘겨가면서, 계속 떠올랐던 것은 오직 한 가지, 도착하면 뛰어야 겠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래와 같이 뛰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달리기에 대해 하루키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되새기면서, 그리고 내가 달리기를 말할 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면서요. 비록 아직은 겨우 5km도 심박수 180을 찍으면서 헐떡거리는 수준이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씩 꾸준히 뛰고 읽고 성장하면서 스스로 세운 기준을 하나씩 성취해나가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성장하는 그런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새해에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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