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아기는 매일 자라고 있습니다.

시월십일 2024. 11. 15. 22:06

육아 휴직을 시작한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혹시 모를 코로나, 백일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외부인과의 소통을 거의 줄이고

집에서 아내와 아기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매번 아내와 이런 대화를 하게 됩니다.

"오늘 무슨 요일이지?", "벌써 나혼산 하는 금요일이야?", "오늘 주말이었어?"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천천히 흐르기도 하는

작고 아늑하고 행복한 세계 속에서 세 사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삶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아기가 크는 것을 체감하는 것들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는 하룻밤 사이에도 부쩍 크는 것을 느낍니다.

분명 어제 하지 못했던 동작인데 다음 날에 하는 것들을 마주하게 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오른쪽 주먹만 보면서 놀고 있다가,

며칠 뒤에는 오른쪽 주먹 보는 진도가 다 나갔는지, 왼쪽 주먹만 계속 보고 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또 며칠 뒤에는 처음으로 양 손을 마주 잡고 놀다가 두 손을 입에 잔뜩 집어 넣기도 합니다.

 

또, 두 시간 마다 울면서 분유를 찾는 아기가 어느 날은 세 시간 넘도록 웃으며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네 시간 반 동안 분유를 찾지 않고 놀고 자고 웃었습니다. 

분유 수유 텀이 늘어났다고 생각해서 오늘 처음으로 240ml를 한번에 수유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냠냠 다 먹고는, 트림을 시원하게 꺽 하고 아빠를 보고 웃습니다.

 

처음 수유 시트와 역류 방지 쿠션을 구매하고 아기를 눕혔을 때, 그 속에 쏙 들어가는 것을 보고 

너무나 작고 귀엽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수유 시트 위로 머리가 올라올 정도로 많이 컸습니다.

 

조금 더 빨리 커서 더 건강해지고, 또 우리와 같이 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한 켠에는

지금 이 소중한 시간이 그대로 멈춰서 함께 이대로 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참 다행이고 감사한 것은,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곁에서 지켜보면서 키워나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내일도 아기와 함께 할 하루가 정말 기대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