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영어공부_듀오링고(Duolingo) 161일 사용기
나는 왜 영어 공부를 시작했나
업무 중 영어를 사용하는 직무가 아닌 이상
직장인에게 영어 공부는 늘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입니다.
퇴근 후 휴식 시간을 쪼개어 업무 관련 공부를 하거나,
재태크를 위한 주식, 부동산 공부를 하다보면
'아차.. 영어는...?'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에 제 회사 선배 한 분이 미국 출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돌아올 그 때는 제 차례임은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 참에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마침 새해가 밝았으니 의욕도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영어를 공부할 것인가
그래서 몇 가지 선택지를 살펴봤습니다.
다만, 저는 단점을 잘 찾아내는 성격이므로 단점 위주로 먼저 생각했습니다.
1. 전화 영어의 단점
- 내 생활 패턴에서는 매일 규칙적인 전화 영어 시간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 (경험 상) 체계적인 영어 교육이 제공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 위주로 교육이 진행된다.
- 보통 주 3회, 하루 10~20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2. 영어 학원의 단점
- 집이나 회사 근처에 마땅한 영어 학원이 없다.
- 전화 영어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학원 방문 시간 마련이 어려울 것 같다.
- (경험 상) 몇 번 가고 안 갈 것 같다. (실제로도 안 갔다.)
3. 혼자 책으로 하는 공부
- 꾸준히 공부하도록 만드는 동기가 부족하면 책값만 낭비하게 된다.
- 문법 공부 하기엔 좋겠지만, 듣고 말하기 공부에는 부적합 하다.
위의 내용을 고려해봤을 때, 제가 원하는 방식의 영어 공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아야 함
- 말하기, 듣기 연습도 할 수 있어야 함
- 가격대가 저렴할 것
-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면 좋겠음
내가 원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공부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이런 저런 영어 공부 어플이나 영어 학습 광고 배너가 뜰 때마다 클릭해보았습니다.
다만, 믿음직한 후기가 없이 큰 돈을 쓰기에는 부담감이 있어서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던 그 때,
회사 내부 자유게시판에 "듀오링고" 라는 영어 어플 패밀리 구독을 함께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비용은 1년에 21,500원이라는 말에,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일단 가입 신청부터 하였습니다.
그 후에 차근 차근 듀오링고에 대해 알아보고, 괜찮네...? 하는 생각에 하루 하루 하다보니
어느새 160일 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제 스스로를 발견 했습니다.
어떻게 긴 시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해올 수 있었을까요?
듀오링고의 몇 가지 특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듀오링고의 특징
1. 학습을 계속하게 만드는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한번 더 그 정의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게임화(영어: gamification 게이미피케이션)는 소비자 대상 웹이나 모바일 사이트 등
게임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에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 위키백과_게임화
교육학을 공부할 때, 저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거부 반응이 있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냥 쓸데 없이 게임이랑 접목해서 있어보이게끔 만든 단어 아니야?'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듀오링고를 통해서 영어 공부를 하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이 학습자가 학습을 지속하게끔 만드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1) 매주 진행되는 리그전
한국 시간으로 매주 일요일 19시에는 한 주 간 모은 게임 경험치를 토대로 순위를 매깁니다.
상위 득점자는 상위 리그로 올라가고, 하위 득점자는 리그에서 강등 되기도 합니다.
매주 마다 상위 리그로 올라가기 위해서 출/퇴근 시간마다 틈틈히 공부를 했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점수 대의 전세계 경쟁자들과 눈치싸움을 했었는데요,
무의미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누가 저를 제쳤다는 알림이 뜨면 바로 접속해서 학습을 하고
경험치를 쌓았던 적이 많습니다.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최고 단계인 "다이아몬드 리그"에는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지만
일정 주기로 "토너먼트"가 진행됩니다.
다이아몬드 리그 중에서도 상위권 학습자들을 계속 모아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형식으로 운영되며, 1등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저의 리그 최고 순위는 "4위" 입니다.
2) 경험치(XP) 2배 획득 포션
이게 참... 별게 아닐 수 있지만, 경험치를 모으는 것에 혈안이 되다보니
이왕 학습 하는 거, 최대한 경험치를 많이 모으는 것을 찾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경험치 2배 획득 포션" 입니다.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15분 동안 경험치 2배를 획득할 수 있는 포션을 제공합니다.
그 획득 조건이 계속 공부를 하게끔 만듭니다.
여러 조건이 있지만, 가장 학습 동기를 높이는 것은 바로 각 레슨을 마칠 때 제공해주는 경험치 2배 포션 입니다.
섹션 - 유닛 - 레슨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습 시스템 내에서,
한 유닛을 마치게 되면 '뭔가 달성했다'는 생각에 오늘 치 학습을 그만하고 싶어집니다.
이 때를 노린 것인지, 한 레슨을 끝내는 "레벨업"을 마칠 때 마다
15분 간 지속되는 경험치 2배 포션을 줍니다.
레슨을 마쳤으니 학습을 그만하고 싶다가도, '아 지금 2배 포션이 남았지..'하는 마음에
레슨을 하나 더 하게 되고, 또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지칠 때 까지 레슨을 하게 됩니다.
2. 상황에 구애 받지 않는 학습 콘텐츠
출근길에는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용기가 대단한 사람이 아닌 이상 영어 스피킹 학습은 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가끔 이어폰을 두고 왔을 때는 듣기 공부도 할 수 없으니 학습을 포기하게 됩니다.
듀오링고는 말하고 듣기가 어려운 순간에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위와 같이, 각 듣기, 말하기 학습 페이지마다 "지금 들을 수 없어요", "지금 말할 수 없어요" 버튼이 있습니다.
그 버튼을 누르면 15분 동안 해당 형태의 학습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신, 아래와 같이 주어진 단어를 통해 문장을 완성하거나
직접 타이핑을 통해 번역을 하는 세션들로 구성됩니다.
출퇴근길, 혹은 잠깐 쉬는 시간마다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공합니다.
'지금 밖이라 스피킹은 못해서', '이어폰을 안가지고 와서' 등의 변명과 핑계가 통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꾸준하게 하게 되니까, 그 기록을 놓치기 싫어서 하루에 10분이라도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 외의 기능들
위의 학습 내용이 너무 쉬워보여서 주저하셨다면, 섹션을 건너뛰는 기능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처음부터 한번 100%를 채워보자! 라는 목표 때문에 쉬운 것도 하고 있지만
원하신다면 본인의 수준에 맞는 섹션으로 넘어가도 됩니다.
다른 건 말고 회화 기능을 집중 학습 하고 싶으면, 아래 기능을 이용해도 됩니다.
내가 말한 내용의 어조 등을 파악해서 정답처리를 하는 말하기 기능은
약간 부족하긴 해도, 말하는 연습을 하게 해줘서 저도 유용하게 학습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은, 열심히 작성하다보니 굉장히 광고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듀오링고로부터 제공받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내돈내산으로 학습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매일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 넘다보니, 어떻게하면 그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결과,
꽤나 만족스러운 영어 학습 경험을 하게 되어 공유 드리게 되는 점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