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웨이_매일 아침 3page 쓰고 출근합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제 삶에는 변화가 많았습니다.
- 2년 동안 꾸준히, 열심히 다닌 방송대를 2월에 졸업했습니다.
-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 회사 주차장 추첨에 탈락해서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 합니다.
- 거대한 프로젝트의 PM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게 모두 최근 12월~2월 간에 일어난 일 들입니다.
그 동안의 모든 루틴이 깨졌습니다.
제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 방송대를 졸업해서 공부할 거리가 사라졌으며,
-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서 집안일의 비중이 늘어나고,
- 아내와 대화하고 노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며,
- 모두의 셔틀을 이용해야 해서 출/퇴근 시간이 규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 혼자 일하던 업무에서 PM으로서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한 마디로,
혼란함 그 자체
였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고, 언제 해야 할 지 몰랐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웠고 어지러웠고 생활이 정리되지 않아서 매일 조금씩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퍼블리의 한 콘텐츠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하기 싫고 혼란한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기엔 퍼블리가 참 좋습니다.)
제가 본 콘텐츠는 "나를 발견하는 리추얼, 모닝페이지 1년 써보니" 라는 글이었습니다.
https://publy.co/content/6325?s=smbfvq
제가 특히 감정이입 했던 부분은 아래 대목이었습니다.
모닝페이지를 쓴 후, 저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던 입버릇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해야 할 일을 알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뇌의 회로가 완전히 바뀐 느낌이었어요.
- 콘텐츠 본문 중. 최지혜님 작성
왜냐하면 저도 맨날, '뭘 해야 하지?, 뭘 하고 싶지?, 뭐 해야 하나?'를 입과 마음에 담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바로 모닝페이지를 시작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크게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 노트
- 펜
- 잠에서 덜 깬 비몽사몽 중인 20분의 시간
세 가지 입니다.
다만, 저는 "해빗"이라는 책의 열성적인 지지자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에 모닝페이지를 쓰는데 발생하는 "마찰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도구를 마련하고 환경을 구성해보았습니다.
(별거 아니지만 그냥 한번 뽐내봅니다.)
모닝페이지를 위한 나의 도구들
- USB 연결형, 자바라 LED 스텐드
- 미도리 트래블러스 노트
- 라미 "볼펜"
일단, 머리맡에 위의 3가지 물건들을 늘 구비해둡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에 엎드린채로 바로 1번 스텐드를 켭니다.
조명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보니,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도 불편해하지 않고 저 만의 밝은 공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침에 따뜻한 침대에서 벗어나야 하는 고통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이불 밖으로 나가야 하는 가장 큰 관문을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저는 미도리 노트를 한번에 5~6권씩 사서 쓰고 있습니다.
만년필이 뒤쪽에 잘 비치지도 않고, 가볍고, 질감도 좋고, 통일성 있는 디자인(?)이라 좋습니다.
사이즈도 딱 적당합니다.
세 번째로는 라미 "볼펜"입니다. 아침에는 손에 힘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아침에는 손에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만 힘줘도 흐르듯 잘 써지는 펜이 좋아요.
적당히 굵고 부드러워서 이 볼펜이 저는 아침에 쓰기 가장 좋았습니다.
저는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거의 처음부터 1페이지를 쓰더니, 이제는 3페이지는 꼬박꼬박 쓰고 출근을 합니다.
매일 쓰다보니까 무언가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 되지 않아서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제가 느끼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스스로를 다독이게 됩니다. 내가 무엇으로 힘들어하는지를 직접 써보니까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힘들었구나, 그리고 그걸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할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 - 내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재밌었던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보고 어젯밤 벌어진 일들을 확인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여기에 그대로 썼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들을 나열해보았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욕구들이 사그라드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됩니다. 뭔가 하고 싶고 변화하고 싶은 것들도 막 적게 되니까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저도 월요일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이 글을 쓰는 것 같아요.
마치며,
아직 제가 오랫동안 모닝페이지를 쓴 것은 아닙니다. 저도 몇 개월 단위로 경과를 여기에 남겨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티스트웨이"책을 아직 읽진 않았습니다. 제가 쓰는 모닝페이지의 목적은 창의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돌이켜보고 방황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티스트웨이"의 "모닝페이지"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